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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민

MEET MYSELF 다정

중학생 때 까지는 FBI가 되고 싶었어요. 엑스파일을 매우 열심히 시청했거든요. 지금 생각해보면 엑스파일이라는 드라마를 초등학생 중학생이 봐도 괜찮았을까 싶지만 그 때는 엑스파일을 방영하는 수요일 밤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지성미로 무장하고 알 수 없는 사건들, 정부의 비리를 파헤치는 스컬리의 모습이 너무나 좋아서 FBI가 되고싶었지만 그것은 한국인으로 태어나고 자란 나는 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많이 실망했던 기억이 나네요. 



 

고등학생때는 좀 더 현실적인 꿈을 가졌습니다 – 교수. 어떤 분야의 전문가가 된다는 것이 멋져 보였거든요. 그리고 당시에 국제학, 국제개발협력분야에도 관심을 갖게 되어 무척 자연스럽게 장래희망이 된 것 같아요. 또, 운이 좋게 계속해서 학업을 이어 나갈 수 있었거든요. 후에는 사람들을 가르치는 것은 나랑 맞지 않는 것 같았기 때문에 연구원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요.  


그런데, 인생이 계획대로 되지 않는 다는 것을 저는 너무 늦게 알았던 것이에요. 저의 의도와는 다르게 여러가지 복잡한 상황 때문에 논문을 쓰다가 박사를 그만 두게 되었어요. 다시 돌아봐도 돌아가기 싫고, 다시 돌아가도 박사를 포기하는 것이 옳은 결정이지만 그 사건은 저에게 매우 큰 충격이었어요. 꿈을 포기하는 것이었고, 노력했던 많은 시간들을 버려야 하는 일. 게다가 재능이 있고, 열심히 해도 어떤 일들은 완성되지 않는다는 인생의 진리를 받아들여야만 하는 사건.  




그 이후에 방황의 시간들을 겪었습니다. 정말 다양한 감정으로 인생이 괴로울 때, 우연히 발레를 만났어요. 80분 동안 잔잔한 음악에 맞춰 나 자신에만 집중하는 시간들이 제 상실감, 좌절감, 슬픔을 위로해주더라구요. 게다가 몸은 정직해서 제가 노력하면 천천히 시간이 들더라도 변하는 것이에요. 저에게 발레를 배운다는 건 나와 다른 조건의 다른 사람들과 나를 비교하지 않고,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를 비교하는 일이었습니다. 한 달 전의 나, 작년의 나와 오늘의 나를 보며 앞으로 나가고 있는 것을 확인하는 시간. 그 시간이 용기와 자신감을 주더라구요. 벌써 4년이 넘는 시간을 발레와 함께했네요. 이제는 발레와 헤어질 수 없어.  


발레는 저에게 인생의 즐거운 비밀을 알려주었고, 지금 저의 장래희망은 발레하는 귀엽고 다정한 할머니가 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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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경관 2019년 9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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